[연재기행문] 혈연의 강들上 제2부 압록강 2천리 - 제21장 무시되는 국경(1)

기사입력 2018-10-11 13:49:09 | 최종수정 2018-10-11 13: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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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량안에는 장백-혜산, 림강-중강, 집안-만포, 관전-초산, 단동-신의주를 통하는 5개소의 국경세관이 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낮이면 중국세관앞에는 조선으로 장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서서 해질 때까지 웅성댄다. 그중에서 산더미같이 많은 짐을 가진 사람과 말을 걸어 주소지를 물으면 대개 연변사람들이다. 매일 한번 통하는 연길-장백행 버스의 승객들은 반수이상이 조선으로 가는 연변장사군들이다. 압록강류역의 사람들에 비해 일찍 개방된 연변사람들이 조선장사에 단맛을 보고 너도 나도 두만강을 넘나드는통에 량측 세관통제가 심하게 되자 경쟁이라도 하듯 뢰물을 먹이다보니 세관인원들은 웬간한 물건과 액수의 돈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결과《두만강》이《압록강》으로 밀려간 형국이 나타난 것이다.

《연변사람때문에 우리가 골통을 먹는다꾸마. 그들이 뢰물을 징궈주는 버릇을 해놔서 푼전벌이길도 영 막혔지비. 젠장 량쪽 세관에 뜯기고 친척들한테 두루 농가주고나면 거꾸로 서지 않겠슴둥. 연변사람 골치 아파.》
내가 단동시에 있는 친구 황윤삼씨 집에 갔을 때 친구의 모친이 하는 말씀이였다.

압록강 연안은 깊은 산지이고 또 개방의 물결이 연변보다 뒤쳐진 상태라서 조선족들의 생활은 물론 사람들의 의식도 연변에 많이 뒤떨어져있었다. 그들의 국경나들이 장사는 80년대 초 연변사람들의 보따리장사때문에 스톱하고말았다. 통이 크게 벌려보려 해도 주머니 사정이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강건너에 가까운 친척을 갖고있는 우월한 조건에서도 장사손을 펴지 못하고 화교나 연변사람들한테 짐군으로 고용되는 상태였다.

료녕성 관전현 석호구향 보산촌의 탁창린(卓昌麟 52세)은 말한다.

《친척이 있는 중국사람은 매년 한번, 조선국내 사람은 3년에 한번씩 왕래하도록 조선에서는 비준을 한다우. 그래서 나는 해마다 신의주 누님 집으로 갔다 오디요. 쌀이며 옷이며 술이며를 갖고가서 주는데 갈 때마다 내 짐보다 다른 사람의 짐이 더 많디요. 커다란 보따리 하나 건네다 주면 3백원을 주거든요. 통이 크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원체 짐이 많은디라 세관통과가 안되니 우리 같은 사람을 부려먹는거디요. 괘씸한 생각도 듭디다만 고만한 돈이라도 벌어야 로비와 주숙비며 친척한테 줄 물건값을 덜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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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동과 신의주 국경다리
오염된《두만강》이 맑은《압록강》을 다시 오염시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만 압록강쪽으로 밀려드는 연변장사군들은 두만강 연안에서는 보잘것 없는 보따리장사군이라 압록강 연안 도시의 국영이나 자금 축적이 된 사인 무역회사에 비하면 초라한 행상일뿐이다. 단동시만 해도 국영이나 개체 무역회사가 250개소, 조선족이 경영하는 무역회사가 40개소이다. 기타 무역회사에도 조선족이 끼여 사장직이나 통역을 담당하고있으므로 조선과 무역거래가 있는 회사에는 조선족이 없을수 없다는 계산으로 동북3성에서 단동에 와 무역에 종사하는 조선족은 근 3천이라는 통계이다. 말하자면 조선족이 중조무역의 주역이라는 것이다.

중국 무장경찰부대 단동변방지대 업무처 부처장 최대화(조선족 43세)는 말한다.

《조선족 무역회사의 일군은 대개 대학졸업생들이지만 기타 무역회사에 종사하는 조선족의 문화소질은 낮아요. 조선에 가서도 례절이 없고 분수없는 언사를 던져서 이미지가 날로 떨어지거든요. 말이 국제무역이지 실은 마구잡이식이 비일비재거든요. 창피할 지경이지요. 어떤 사람은 조선족이라고는 하지만 조선말도 하지 못해서 의사소통이 영 안되는걸 어떡합니까요.》

최대화는 한숨을 지으면서 롱조로 앞으로는 조선문 신문을 보지 않아 자기 민족의 말도 변변히 못해서 조선족의 망신을 시키는 사람은 출입국통행증을 내주지 않겠노라고 했다.

지난해 여름 장백으로부터 혜산으로 넘나드는 국경다리우엔 무역 자동차가 실북 나들듯 했다. 중국쪽에서 실어나르는것은 밀가루이고 조선측에서 중국으로 넘어오는것은 페철이였다. 장백시가지 골목들에서는 조선의 트럭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였다. 단동시조선족로인협회에서 꾸린다는 자그마한 무역회사에서도 단 한번 무역(밀가루로 페철을 교환)에서 3천원 웃돈을 벗겼다는것이였다.

두나라 무역거래는 현금거래도 혹간 있지만 대개 물물교환이라고 한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계약을 하고 물건을 보내주고 후에 수요품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동시 교역을 우선한다는것이였다. 단동시의 어느 한 회사에서는 엄청난 액수의 물건을 보내주고도 받지 못해 빚만 잔뜩 걸머지고 파산의 변두리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량측이 피장파장이라고 한다. 지난 해 7월, 신의주에서 빚받으러 오자 단동의 모 회사에서는 융숭한 대접으로 얼렁뚱땅 넘길 타산으로 취토록 대접하고나서 잠자리에 아가씨까지 출동을 시켰는데 공교롭게도 중국 경찰에 들통이 나서 조선사람은 축출당하고 아가씨는 매음죄로 구류되고 벌금 8천원을 냈다. 매음장소를 제공한 술집에서는 5만원의 벌금을 안기도 했다.

량측 세관을 연결한 다리끝엔 두나라 군인이 총을 메고 보초를 서고 2천리 국경선 일정한 구간에 무장경찰부대를 주둔시켜 사사로운 통행을 막고있다. 일단 누구든지 려권이나 통행증을 갖고 세관을 통과하지 않고 압록강을 넘을 경우 중국에서는 구류를 시키는 동시에 벌금을 안긴다.

국경 향진(한국의 면)을 지나다 보면 파출소(한국의 경찰서) 담장에 걸린 흑판에는 아무 날 아무개가 사사로이 국경을 넘은 연고로 보름 구류함과 동시에 5백원을 벌금한다는 글이 씌여있는것을 심심찮게 볼수가 있다.
보초소가 많고 아무리 삼엄하다고 해도 재수없이 잡히는 사람은 언제나 소수란다.

길림성 장백현 14도구진의 리모모는 말한다.

《지난 해 겨울이였디우. 밤이 깊어 자려고 금방 불을 죽였는디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디 않우. 다시 불을 켜고 옷을 주어입고 문을 여니 강건너 사촌이 불쑥 들어오더라 이거디우.
추운 동삼인디 핫바디에 양말도 안신었던기라. 머리만은 함박만하게 수건으로 단뜩 싸맨게 덩말 불쌍해 못보겠디우. 뒤고방에 숨어서 근 일두일 묵었는디 누가 볼가봐 가슴이 두근거리더라. 떠나던 날 밀타(차)에 쌀 한포대에 밀가루 한포대, 다른 부식품을 골똑 실어서 얼음강판을 넘어가니 버들숲에서 가독들이 와서 기다리는게라.》

강을 사이 두고 앉은 두 나라 시골에서는 이런 일들이 푸술하다고 한다. 겨울이면 강판에 구멍을 뚫고 물을 길어 먹는 두 마을 사람들은 미리 약속하고 물동이에 물건을 넣어 이고 가서는 동이만 슬쩍 바꾸어 이고 오기도 한다.

여름이면 상류에서는 헤염을 쳐 건너편 땅에 한발을 딛고 서서 시간과 교환할 품목을 약속하고는 밤이면 바꾸어오기도 하지만 강폭이 넓고 물살이 센 하류에서는 대개 배를 리용한다.

강 복판에서 상호 배머리를 붙이고 군자협정을 맺는데 중국에서는 담배, 술, 사탕과자, 빵, 쌀, 옷가지 등 생필품이 가고 조선에서는 동, 은 지어 황금같은 귀중품이 온다고 한다.

료녕성 관전현 장전향 라고소촌(长甸乡罗古啸村)은 조선 삭주군 수풍리를 마주한 자그마한 마을이지만 수풍발전소를 옆에 낀 덕에 관전현에서 유명한 관광지로 되였다. 이 촌에는 200여호가 살고있는데 조선족은 겨우 13호. 6개 소조로 분류된 이 촌에서 제4조가 조선족이다. 조선족소조의 소조장의 안해가 되는 손금숙(孙今淑 38세)녀인은 말한다.

《우리 조선족은 논, 한족들은 밭을 붙여 먹고 사는 우리 마을이 근내 밀수덕에 돈푼이나 쥐게 됐답니다. 싸구려 담배 한보루에 동 1키로 바꾸는데 5, 6원 벌이는 쉽게 돼요. 온 마을이 총 동원이랍니다. 배를 타고 강에 나가 고기 그물을 늘이면서 기회가 닿는대로 슬쩍 바꿔치기를 하는데 귀신인들 알겠어요. 뽕도 딸겸 님도 보기지요. 어떤 때는 한족들의 통역을 해주고 수고비를 챙기기도 한대요. 한족들도 밀수는 하고싶은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통역을 쓸수 밖에요. 통역은 될수록이면 우리 녀자들을 쓴답니다. 강건너 사람들이 녀자가 나가면 시름을 놓고 쉬이 접촉하니깐요.》

지난해 중국세관총서에서 피로한데 따르면 전국 세관에서 도합 5,012건의 밀수사건을 사출했는데 총 금액은 인민페 82억 3,000만원이란다. 그중 중대한 사건이 1,208건, 관련된 금액은 78억 6,900만원으로 전해보다 36.34%, 110.77% 늘어났다는 통계이다. 밀수품목별로 보면 사탕가루 60만 4,000톤, 방직원자재 23만 5,000톤, 식물기름 18만 5,500톤, 권연 24만 1,500상자, 화학공업원료 10만 8,000톤이고 그 가치는 52억 4,000만원이라고 한다. 사출해낸 해상 밀수사건만 187건, 5억 9,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상술한 수자는 색출한 밀수건에 해당된것이고 용케도 걸리지 않은 밀수사건이 얼마인지는 알길이 없다. 지어 마약, 헤로인 등도 국경을 넘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17일, 길림성 화룡시공안국 형사경찰대대에서 고봉룡(조선족), 학정권(한족)을 체포하고 1.115g의 코카인을 수색해냈다.

최근년래 연변공안국 독품수사처에서는 매체를 통해 마약 밀수, 판매사건 110건을 수사하고 12개 마약범죄집단을 취체, 국내외 마약범죄자 176명을 나포하고 아편 58.2kg, 헤로인 731g, 도란찌 402대, 모르핀 1,100대, 카페인 1,845g, 총 두자루와 탄알 150발을 로획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사이에만도 연변경내에서 마약 밀수, 판매사건 49건, 관련된 범죄자 86명을 나포, 아편 16.5kg을 로획한 상황이였다.

체적이 작고 가벼우면서도 떼돈 벌이가 되는 독품은《물동이 바꿈》이나《배머리 키스》등 가벼운 형식으로 강을 넘어서는 당지는 물론 관내와 장강이남으로 수송되여 팔리고 있다. 심양과 같은 대도시는 더 말할것 없고 연변지역에서도 마약밀매자들이 속출되는것으로 미루어보아 독품은 우리 민족의 심신건강과 민족사회의 건전한 발전의 위험으로 되고있는 실정이다. <계속>

정리: 이정희 중국 전문 기자 lumiere0620@ifeng.co.kr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된 작품의 원본을 수정없이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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