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일본 몰아내는 중국 알리바바

과거 일본의 진출전략 전철 밟아…더 강한 자금력과 기술로 日 벼랑끝

기사입력 2018-06-10 00:15:13 | 최종수정 2018-06-10 00: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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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인터넷 공룡 알리바바가 최근 태국 정부와 손잡고 태국산 제품을 자사의 전자상거래로 끌어들이고 있다. ⓒ 봉황망(凤凰网)
[봉황망코리아 권선아 기자] 중국 인터넷 공룡 알리바바가 최근 태국 정부와 손잡고 태국산 제품을 자사의 전자상거래로 끌어들이고 있다. 태국 정부는 자국 내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 분야와 중소기업의 생산품을 중국에 전략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실리를 챙겼다. 알리바바도 동남아 진출 가속화와 동시에 중국을 대표해 자국의 소프트파워 강화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에서 자국민의 호감도까지 높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그간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온 일본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본 유력 매체 닛케이신문은 9일 보도에서 알리바바의 동남아 진출 공식이 과거 일본의 전략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을 먼저 밝히면서 다만 일본보다 훨씬 더 큰 자금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을 현지에서 내몰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4월 19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태국 총리와 만나 농산품 판매와 기술 특허 등 다방면에 걸쳐 4개의 비망록을 체결했다. 양측 협력의 핵심 목적은 선진화된 물류 설비인 ‘스마트 디지털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스마트 디지털 허브는 태국 정부가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동부경제회랑(EEC, Eastern Economic Corridor) 경제특구에 세워질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여기에 110억 밧(약 3697억원)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닛케이신문은 알리바바가 허브 구축에 자사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몰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티몰이 태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전용 페이지를 개설해 태국 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업체와 농산물 판매업체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태국산 두리안이 티몰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3일 만에 주문량이 13만건을 넘어서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마윈은 태국 총리와 회담 후 "알리바바는 태국의 청년층, 중소기업, 농민과 여성 등 사회 취약 계층을 도울 것”이라며 "회사의 핵심 기술력인 인터넷을 활용해 태국산 제품을 널리 전파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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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19일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태국 총리와 만나 농산품 판매와 기술 특허 등 다방면에 걸쳐 4개의 비망록을 체결했다. 양측은 태국 정부가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동부경제회랑(EEC, Eastern Economic Corridor) 경제특구에 스마트 디지털 허브를 세우기로 했다. 알리바바는 여기에 110억 밧(약 3697억원)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 봉황망(凤凰网)
신문은 알리바바의 이 같은 동남아 진출 전략이 과거 일본이 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이 현지 정부, 기업인들과 직접 면대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파트너를 발굴, 동맹을 맺는 방식으로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떨쳤던 것 같이 현재 알리바바가 이와 동일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본을 압도하는 자금력과 신기술로 그간 현지에서 입지를 굳힌 일본을 몰아내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 예로 태국 브랜드 중 OTOP(One Tambon, One Product)는 일본의 전문성과 태국산 제품을 성공적으로 결합한 사례로 꼽힌다. 2002년 등장한 OTOP는 ‘한 지역의 한 특산품’이란 뜻으로 태국의 수많은 지방 소상인이 차별화한 특산품 판매를 통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줬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일본 남부 오이타현에서 벌인 ‘한 마을, 한 특산물’ 프로젝트에서 따왔다. 당시 태국 총리였던 탁신 시나왓은 일본 정부에 전문가 팀을 꾸려 태국 농산품의 품질관리, 판매, 수출 등 방안을 자문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 성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OTOP였다. 이 프로젝트는 점차 확대돼 OTOP 브랜드를 입힌 태국산 제품이 일본 백화점, 홈쇼핑 등에서 판매되면서 태국 업체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자사의 최대 강점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과거 일본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태국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일본은 지금 전례없이 막대한 투자를 태국에 쏟아붓고 있지만 알리바바가 지닌 자금력과 기술력 앞에서는 무색하기 그지 없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문제는 알리바바가 동남아 제품을 가져다 중국에 내다 파는 단순한 판매 대리업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배후에는 시장을 넓히려는 기업의 야심뿐 아니라 세계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야욕도 존재한다.

신문은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이 동남아에서 펼치는 전략은 현지에서 중국 호감도를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밀고 있는 일대일로(一带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도 깊은 관련이 있으며,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일환이라는 의미다.

동남아 국가 입장에서도 중국 기업과 협력으로 챙길 수 있는 몫이 분명하다. 카오리 이와사키 일본 종합연구소 수석경제학자는 "동남아 국가들이 앞다퉈 알리바바와 파트너십을 맺는 데는 회사가 가진 기술과 노하우 확보뿐 아니라 중국의 힘을 빌려 약소한 자국 중소기업과 농업 부문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 거대 기업들이 선진 디지털 기술을 등에 업고 일본 기업을 밀어내고 있다”며 위기감을 전하면서 "머지 않은 때에 동남아 경제 발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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