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공룡, 부동산 중개 시장도 넘본다

기사입력 2018-07-12 15:31:29l 최종수정 2018-07-12 15:51:46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부동산 중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봉황망(凤凰网)
▲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부동산 중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 봉황망(凤凰网)
[봉황망코리아 권선아 기자] 중국 전자업체 쑤닝(苏宁)이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었다. 중개료 9999위안(약 168만원) 카드를 꺼내며 경쟁업체들을 제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쑤닝에 앞서 인터넷공룡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도 앞다퉈 출사표를 던지면서 중국 부동산 중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第一财经)에 따르면 쑤닝이 최근 중고주택 중개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쑤닝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쑤닝이거우(苏宁易购)는 지난 5월 초 100% 출자해 부동산 기업 장쑤쑤닝여우팡커지(江苏苏宁有房科技)유한회사를 세웠다. 전통 중개업체와 새롭게 들어선 인터넷기업들과 맞붙기 위해 쑤닝은 중개료로 9999위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부동산 중개료는 보통 거래액의 2~3% 수준이다. 집값이 비쌀수록 높아지는 구조다. 수천만 위안의 호화주택 거래가 성사되면 중개업체는 백만 위안의 목돈을 챙길 수 있다. 쑤닝 관계자는 제일재경과 인터뷰 중 "아직 내부적으로 검증하는 단계”라고만 말하며 정확한 대답을 피했지만 부정하지도 않은 것으로 봐선 조만간 긍정의 대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거래액이 적어 9999위안 중개료가 비싸다고 여길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쑤닝이 밝혀야 할 문제다.

분명한 것은 중국 인터넷기업들이 부동산 중개업에 하나 둘씩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의 거대한 토지와 인구로 봤을 때 부동산 시장의 경제적 가치는 쉽게 환산할 수 없다. 통계 내기에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말이다. 화타이(华泰)증권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중국 부동산시장의 총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은 10조 위안(약 168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중 신규부동산과 중고부동산 거래액은 각각 7.2조 위안, 3.5조 위안을 기록했다. 2020년 GMV가 신규부동산 7조 위안, 중고부동산 8조 위안으로 총 15조 위안(약 2521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렇게 거대한 시장을 눈앞에 둔 인터넷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쑤닝의 최대 적수인 유통∙물류기업 징둥은 지난해 10월 중순 부동산 중개에 발을 들였다. 징둥은 인터넷 공간에서 간편하게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을 내놨다. 82곳의 부동산 개발업체와 35곳의 서비스업체가 입점해 총 2027개의 주택을 선보였다. 징둥은 개발업체와 대리업체, 온라인 플랫폼이 양자간, 혹은 삼자간 서로 긴밀한 네트워크를 조성해 5년 안에 유입량과 거래량 모두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징둥은 인터넷 공간에서 간편하게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을 내놨다. 82곳의 부동산 개발업체와 35곳의 서비스업체가 입점해 총 2027개의 주택을 선보였다. ⓒ 봉황망(凤凰网)
▲ 징둥은 인터넷 공간에서 간편하게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을 내놨다. 82곳의 부동산 개발업체와 35곳의 서비스업체가 입점해 총 2027개의 주택을 선보였다. ⓒ 봉황망(凤凰网)
비슷한 시기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자회사 알리페이도 온라인 임대 플랫폼을 열고 부동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온라인 임대는 상하이∙베이징∙선전 등 8개 도시에서 시운영을 시작했다. 이 플랫폼의 최대 강점은 알리바바 계열의 신용평가기관인 즈마신용(芝麻信用)이 고객 신용도에 따라 보증금을 면제하거나 절감해준다는 점이다. 알리바바는 100만채 물량을 인터넷에 풀어 고객들이 보증금 부담 없이 원하는 집을 마음껏 고를 수 있게 했다.

최근 투자사로 업종을 바꾼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터넷기업 텐센트 역시 이달 5일 인터넷 임대주택플랫폼 후이자오팡(会找房)에 1.29억 위안(약 213억원)을 투자했다. 클라우드 계열의 텐센트 클라우드는 지난해 12월 부동산업체 롄자(链家)와 전략적 합작을 체결했다. 롄자는 텐센트 클라우드가 가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검색∙임대∙매매 등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빅데이터 기술과 부동산업의 융합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5월 열린 부동산 포럼에서 바이두 관계자는 "매월 3억건 상당의 부동산 수요 데이터가 바이두를 통해 나온다”라며 "이를 취합, 분석하면 고객이 선호하는 위치∙시기∙방식 등 전략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부동산 중개 시장에 변혁을 불러오자 전통 중개업체들은 깊은 위기감에 빠졌다. 1987년에 설립돼 오랜 전통을 지닌 중위안부동산(中原地产)그룹은 새로운 흐름을 뒤쫓기 위해 10억 위안(약 1682억원)을 들여 온라인 플랫폼 개발에 나섰지만 중도 하차했다. "온라인 상에서 고객을 유치하고 유입량을 늘리는 데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것을 깨닫고 이러한 계획을 포기했다”고 리밍카이(黎明楷) 중위안부동산 중국 내륙지역 주석이 말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회사 문을 닫는 회사들도 우르르 쏟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기업들이 자사 강점인 전자상거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보한 대량의 이용자와 데이터를 부동산 시장에 끌어오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집을 사는 신개념에 익숙해진다면 부동산 중개업이 인터넷기업 손에 넘어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un.k@ife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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